경남 산청 출생인 하영상 시인·화가는 이번에 출간하는 그림 에세이 ‘곶감’에서 글과 그림의 동시 작업을 통해 곶감을 다르게 사유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곶감이 인간에게 전하는 침묵과 죽음이라는 고백과 성찰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보여줬다.
‘허공에서 묵언 중인 곶감이 곶감에게 이생이 괜찮았냐고 훌훌 벗어던진 인사를 건넨다 밤새 얼었던 햇살이 눈부시다. 그러나 침묵을 깨우는 것은 바람뿐이다. 서로가 서로의 등을 보면 심오해진다. 알몸이 표정이므로 얼굴은 가짜일지 모른다. 차라리 뒷모습은 수행자보다 신비하다’라고 한 것과 그림 속에 나타난 얼굴이 없는 군중들의 무작위 율동은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림 에세이 ‘곶감’의 원고를 처음 접한 그림과책 대표 손근호 시인은 “하영상 작가는 그림과 시를 통해 많은 독자층을 사로잡았지만,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일생을 여행과 체험으로 얻은 경험철학을 바탕으로 진솔하면서도 독특한 회화적 화풍을 개척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독자들이 이 곶감을 다르게 보는 시각으로 감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영상 작가는 2020년 제3회 북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는데, 특히 시집 ‘기역자 수평’, 그리고 ‘굽이 늙지 않는 옆걸음’은 그의 대표작이 실려있는 시화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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